1997 SUZUKI GSX-R1100W – 결혼 전 마지막 자유
2000년, 결혼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바이크를 사놓지 않으면, 결혼 후에는 아마 구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현실적인 직감이었다.
그래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던 퇴계로 센터 사장에게 연락해
상태 좋은 스즈키 GSX-R1100W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30분 만에 두 대를 찾아서 내 앞에 가져다 놓았다.
수리는 맨날 늦장 부리던 사람이
돈 냄새 나는 일은 번개같이 처리한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동안 바이크를 몇 대 타면서 나름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시승도 해보고, 상태도 꼼꼼히 확인했다.
그리고 결국 이 녀석을
내 인생 다섯 번째 애마로 맞이하게 된다.
바로
1997 SUZUKI GSX-R1100W
- 보유 기간: 2000년 ~ 2007년
- 구매 금액: 약 650만 원
- 적산 거리: 약 4,000km
- 요시무라 풀 시스템 배기 장착 차량
지금 생각하면 정말 괜찮은 매물이었던 것 같다.


마침 이 시기쯤 필름 카메라를 버리고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몇 장의 사진이 남아 있다.
사진 속의 나는
아직 뱃살이 나오기 전, 20대 후반의 모습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스즈키 GSX-R1100W는 1998년까지 생산되었고
1999년에 등장한 하야부사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단종된다.
당시 젊은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대왕 엑시브, 알천뷁 같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90년대 초중반 수입 바이크를 타던 라이더들에게는
이 바이크는 단순히
“알천백”
그 이름 하나로 통했다.
지금의 고인물 라이더들도 여전히
GSX-R1100을 알천백이라고 부른다.
당시 경쟁 모델로는
- 가와사키 ZZR1100
- 혼다 CBR1100XX
같은 1100cc 4기통 스포츠 투어러 기함들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 각 메이커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들 중에서 GSX-R1100W만 유독 R1100으로 불렸다.
왜 GSX-R1100W만
단순한 스포츠 투어러가 아니라
“R1100”으로 불렸는지,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시승기와 함께 한번 끄적여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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