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들 보면 대부분 30대 중반쯤 되면 슬슬 배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결혼하고 나면 이 속도가 엄청 빨라진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20대 때는 놀러 다니느라 바쁘고, 취업 준비하느라 바쁘고, 돈도 없어서 많이 못 먹는다.
근데 결혼하면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회식까지 하면 하루에 네다섯 끼를 먹게 된다.
운동은 안 하고 먹는 양만 늘어나니 살이 안 찌는 게 이상한 거다.
나도 결혼 전에는 180cm에 75kg 정도였는데
40대 중후반 되니까 어느 순간 체중이 110kg까지 가 있더라.
배랑 얼굴만 커지고 팔다리는 가늘어진
전형적인 ET 체형 아저씨가 되어 있었고, 비싸게 주고 산 나의 레이싱슈트는
이제 뱃살에 걸려 지퍼를 올릴수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

아내 잔소리에 운동도 해보고 자전거도 타보고
일일일식도 해보고 헬스장도 끊어봤는데
결과는 항상 똑같았다.
잠깐 빠졌다가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것의 반복.
그러다가 어느 날 생각했다.
다이어트는 원래 어려운 거다.
안 하던 걸 새로 하니까 실패하는 거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뭔가를 새로 하는 게 아니라 몇 가지만 안 하기로 했다.
첫 번째 – 탄산, 밀가루, 튀김 줄이기
내가 제일 먼저 한 건 딱 세 가지 줄이는 거였다.
- 탄산
- 밀가루
- 튀김
여기서 중요한 건 끊는 게 아니라
내 돈 주고 사먹지는 않는다 이거다.
회사 식당에서 나오면 먹고
집에서 밥상에 나오면 먹고
회식에서 나오면 먹는다.
근데 일부러 찾아가서 사 먹지는 않는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특히 술 먹고 집에 와서 라면 끓여 먹는 거
이거 진짜 살 찌는 지름길이다.
이거만 안 해도 체중 꽤 줄어든다.

생각해 보면 우리 조상들은 밥은 엄청 많이 먹었는데도 대부분 말랐다.
왜냐면 그때는 튀김, 밀가루, 탄산을 지금처럼 많이 안 먹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밥이 아니라 밀가루, 튀김, 탄산이었다. 세상의 발전속도보다 우리 인간의 진화 속도는
한참이나 느리다, 적어도 지금의 아재들의 몸은 밀가루, 튀김, 탄산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유전적인 진화가 되지 않은 세대다.



두 번째 – 헬스장 대신 계단 오르기
운동도 이것저것 다 해봤다.
헬스장, 러닝, 자전거, 등산…
근데 꾸준히 하기가 진짜 어렵다.
운동이 어려운 게 아니라
운동하러 가겠다고 마음 먹는 게 어렵다.
그래서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
회사든 집이든 어차피 매일 가야 하니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거다.
처음에는 5층만 올라가도 숨 차고 허벅지 터질 것 같았다.
근데 이거 일주일이면 적응된다.
주말은 쉬고
평일에 하루 한 번만 해도 충분하다.
남자한테 제일 중요한 근육은
이두 삼두 가슴 근육이 아니다, 동네 헬스장에서 상체만 조지며 이 근육들 키워봤는데,
사실 쓸데도 별로 없는 근육들이었다. 중효한 부위는..
하체랑 허리 근육이다.
하체 근육은 우리몸에서 가장 큰 근육덩어리가 있으며 이게 많아지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가만히 있어도 살 덜 찌는 몸이 된다.
또한, 남자로서의 자존심 회복에도 실제 도움이 되어 아내의 대접이 달라진다.
허리 근육의 중요성은 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세 번째 – 늦게 먹되 간단하게 먹기
야식이 살 찌는 건 다 아는데 배고프면 잠이 안 온다. 그러면 결국 라면 끓이게 된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저녁을 일찍 먹는 게 아니라
늦게, 대신 간단하게 먹었다.
저녁 9시쯤 밥 반 공기 + 반찬 조금..이미 배고픈 상태라 이것만 먹어도 맛있다.그리고 TV 좀 보다 자면
밤에 라면 끓일 일이 없다.
이게 생각보다 효과 크다.
다이어트 결과
이 방법으로
- 110kg → 100kg : 약 2주
- 6개월 후 : 80kg대
- 예전에 입던 바지 다시 입음 (특히 비싼 라이딩 슈트를 입게 됨)
결국 다이어트는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생활 습관 바꾸는 거였다.
지금은 탄산, 튀김, 밀가루 음식이 예전처럼 당기지도 않는다.
체질이 좀 바뀐 느낌이다.
결론
정리하면 내가 한 건 별거 없다.
- 탄산, 밀가루, 튀김 줄이기
- 계단 오르기
- 늦은 시간 간단한 저녁
- 충분한 수면
- 꾸준히 하기
여기까지는 생각보다 쉽다. 식스팩 복근을 가진 몸짱으로 진화도 생각하였으나,
이건 다음 생애에 도전하는걸로..
다만, 똥배 줄이고 예전 바지 다시 입는 정도라면 이 글이 확실히 도움 될 것이다.
나처럼 배만 나온 중년 아저씨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